2014학년 대입에서 지역균형(지균)으로 서울대를 썼으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신창환군은 웨스턴 입시학원에서 1년 동안 절치부심, 수능준비에 집중해 올해 경희대 호스탈리티 경영학부에 정시(수능100%, 61명 모집)로 합격했다.
서울대 수시모집 지균전형은 추천서,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를 보며 수능최저학력기준(4개 영역 중 3개 영역 2등급 이상)을 충족해야한다. 일반계 고교만 이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데 전교 1등이라도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추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신과 수능은 출제 스타일과 수준이 달라 수험생이라면 두 가지를 모두 대비해야한다.
신군이 졸업한 문산제일고는 비평준화지역인 파주에서 우수한 학생이 모이는 명문고다. 신군은 중학교 때부터 전교권에 들었고, 고등학교 때도 전교1, 2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에 충격을 받았지만 “학교 생활을 재미나게 했고, 학교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셨기에 원망도 후회도 없다”고 말했다.
2013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특별상인 다빈치상 수상, 농구부활동으로 전국대회 2등, 경제동아리 창립멤버로 부회장을 하며 폐휴대전화를 모아 80만원을 학교에 기부하는 등 신군의 고교시절은 화려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요구하는 ‘스펙’은 아니었다.
“전교 1등 비결이요? 학교 시험은 출제자 직강이잖아요. 수업시간에 집중하면 하루에 한 가지씩 중요한 것를 꼭 강조하시니까 내신 성적 잘 받는 거야 쉽죠.”
재수하기 전까지는 학원을 다녀본 적 없었던 신군은 낙방 후 고민하다 부모님께 재수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한번만 뻔뻔해지자 생각했어요. 부모님께 재수를 하겠으니 1년만 밀어달라고 부탁드렸죠. 엄마는 어떻게든 밀어줄 테니 한번 해보라고 응원해주셨어요.”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학원다니기 시작하고 첫 모의고사에서 1.5등급이 올라가 그때부터 장학금을 받고 다녔다. 1년 학원비는 300만~400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
신군은 웨스턴 학원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여기 학원선생님들은 박사과정 밟은 분들이 많아요. 수업을 들으며 ‘고등학교 3년을 다니는 동안 왜 나한테 이런 거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지?’하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도 들었어요.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강의에 마치 마른땅에 빗물이 스며들 듯, 스펀지처럼 받아들였어요.”
웨스턴에서 재수를 하면서 윤리와 사상, 법과 정치를 선택했다. 학원에서는 신청자가 3명뿐인데도 이투스 1타 강사를 초빙해 강좌를 개설해줬다.
“이 학원은 수익을 별로 생각하지 않나봐요. 덕분에 저희는 혜택을 많이 받았죠.”
신군이 공부하던 최상위반은 40명 들어가는 교실에서 17명만 수업을 받아 한 사람당 책상을 2개씩 쓰고, 사물함도 있어서 넓고 쾌적하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시험끝나고 문제집을 쌓아보니까 천장에 닿을 정도였어요. 재수하면서 푼 문제집만 쌓았는데도 그랬죠.”
신군은 재수하면서 공부의 재미를 느꼈다. EBS연계교재인 수능특강은 11번, 수능완성은 8번을 봤다. 거의 모든 문제와 지문을 외우다시피 하고 수능을 봤더니 연계지문이 실제로 많이 나오더란다. 그는 기출문제분석하고 출제원리를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영어는 재작년 수능에서는 4등급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만점을 받았다.
신창환군은 이번 수능에서 국어만 2등급을 받고 다른 과목은 다 맞았다. “6월 모의고사부터 국어를 다 맞거나 한 개씩 틀려 긴장을 풀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스스로를 분석했다.
“김형진 원장선생님이 ‘재수는 마라톤이 아니다. 100미터 달리기다. 결승선을 통과해야 돌아보는 거다’라고 늘 강조하셨어요. 그 말을 가슴에 새겼어요. 매일 아침 셔틀버스에서 공부하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으로 가는 셔틀 안에서 1시간 졸고 집에 가면 1시간 공부를 더 했어요.”
수능시험이 끝날 때까지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앞만 보고 달렸다. 수능 시험을 마치고 편안하게 자고 났더니 다음날 손바닥이 다 터졌더란다. 얼마나 참고 달렸던 건지.
“재수를 시작한 후배들,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세요. 수능이 끝나고 좋은 결과가 여러분을 기다릴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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