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7학년도 수능 수험생, M6반 박진녕입니다. 항상 읽어만 보았던 후기를 저 같은 학생이 써도 되나 싶으나, 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공부해오며 얻게 된 작은 교훈들, 그리고 수능에 관한 생각들을 전달하게 되어 한편으론 약간 뿌듯합니다. 제 글이 수능의 정답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어느 과목이든 개념공부가 가장 중요하단 말은 귀에 박히도록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개념공부를 잘하고 싶어도 그 ‘개념공부’라는 것이 너무 애매하다는 것이죠. 그러한 ‘개념공부’에 대한 저의 추천 사항은 ‘교과서 위주로’입니다. ‘교과서 위주’라는 말은 당장 교과서를 사서 계속 읽으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교과서는 수험생이 알아야 할 교육과정 내의 모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교육과정 내의 내용을 가지고 평가원에서는 문제를 만들죠. 즉, 수능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알아야 할 내용은 모두 교과서에 있으며, 모든 문제는 교과서가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교과서 ‘위주’의 학습, 즉 교과과정에 따른 개념공부를 했습니다. 학원 수업내용을 따라가기만 해도 학습량은 충분했기에 별다른 강의나 책 없이 과목 별 EBS 수능특강과 학원 선생님들의 판서나 프린트를 통해 개념을 다졌습니다. 학원 선생님들은 수능의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괜히 책이나 강의를 따로 보기 보다는 선생님들의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자료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에 시간 투자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내용은 교육과정을 따르고, 설령 넘어간 부분이라도 다 이유가 있어 가르치시며, 후에 질문하기도 용이하니까요. 그렇게 수업을 충실히 듣고 수능 특강을 풀며 저의 개념기반을 다져나갔습니다. 그렇게 개념학습을 하며 한편으론 단원별 기출문제를 발맞춰 풀어 나갔습니다. 평가원에서 출제한 6,9평가원과 수능 기출문제는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칠 수능을 내는 평가원이 이미 냈던 기출 문제인 만큼, 이 문제들만큼 교육과정에 충실하며, 평가원의 생각과 이에 대비하기 위해 숙지해야 할 내용을 포함한 문제는 시중에 없습니다. 그러니 예전에 풀었더라도 꼭 재수생활 시작을 기출 문제 풀이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문제를 풀 때 바르게, 완전히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출문제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풀든지 문제를 풀기만 하는 건 그저 답을 내는 것일 뿐이며 학습효과는 미미합니다. 문제를 풀 때는 왜 이런 풀이를 쓰는 게 적절한지, 그리고 왜 이 풀이가 필연적인지 (다른 경우가 왜 안 되는지)를 누가 물어봤을 때 본인이 당당하게 답 할 수 있을 정도로 엄밀하게 문제를 푸시길 바랍니다. ‘기울기가 0일 때가 답이겠지’ ‘화학식 계수 합이 같을 때겠지’와 같은 추측은 경험적으로 몇 번 맞았다고 신봉할 것이 못 됩니다. 시험의 마지막 상황에서나 이런 작은 기적을 바라야지 평소에는 절대 이런 근거 없는 풀이를 하면 안 됩니다. 이런 근거 없는 추측에만 의존하면 문제를 푸는 능력은 전혀 향상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답 내면 끝인 게 아니라 문제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는 용도로 쓰여야 합니다. 올바른 답을 내는 게 아니라 올바른 풀이를 내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어느 과목이든 문제를 풀다 본 몰랐거나 잊었던, 그리고 오랜만에 봐서 생소했던 내용까지 다시 점검하고, 답을 낸 후에도 해설을 읽어 확실히 할 것을 추천합니다. 제 방법을 약간 소개하자면, 전 위의 내용들을 포함한 문제를 본 경우 다시 보기 위해 문제를 맞혔든 틀렸든 옆에 V 표시를 한 후 나중에 다시 풀었습니다. 그리고 따로 노트를 만들어 국어와 영어의 경우 단어 뜻, 문법 그리고 문학 개념, 수학과 과학은 간과했던 조건 및 생각 못 했던 풀이, 알고 있다 해도 중요한 풀이법과 개념들 까지 모두 정리해 두었습니다. 평소 복습용으로 쓸 수 있고, 이 노트들이 곧 간략한 오답노트이니 수능 고사장에서 읽어보며 기억 되살리는 용도로도 유용했습니다. 또 신속한 풀이가 중요한 탐구과목의 경우 9월 달부터는 그냥 문제집을 풀더라도 문제 하나하나마다 시간을 재서 문제 난이도에 따라 1~3분 내로 풀고, 시간이 오래 걸리면 이 또한 V 표시를 해두어 최대한 시간을 줄이는 연습을 했습니다.
한편, 수학이나 탐구과목의 경우 정확한 풀이가 있고 답이 있으니 문제를 풀며 공부하기 쉬웠으나, 전 국어만큼은 딱 맞는 정답이란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부하기 참 막연했습니다. 문제도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화법/작문이든 문학이든, 비문학 풀 듯 최대한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근거를 찾아가며 해석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근거에 대한 기준은 아까 강조했던 기출문제 같은 믿을만한 문제들을 통해 습득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출제 범위에 어느 정도 제한이 있어 해설 공부가 도움이 되는 고전시가나 중요 현대시를 제외한 시, 소설의 해설 모음집 같은 것은 저는 사실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들을 읽어봤자 시험에는 다른 작품 또는 같은 작품의 다른 부분이 나오고, 같은 부분이라도 또 다르게 묻습니다. 그러니 지문을 암기하기보다는 지문을 읽는 능력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그 방법은 별다른 게 아닌, 역시 기출 같은 깔끔한 문제들만을 통해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서 위에 언급한 것처럼 비문학이든 문학이든 논리적 독해 연습이라 생각합니다. 단지 이 정도 언급만으로도 이런 해석이 가능한지를, 예를 들어 ‘화자가 대상을 원망한다.’라는 표현을 공부하면 그 표현이 어느 정도 선까지 적용 가능한지 꼼꼼하게, 그러나 너무 과하지는 않게 알아가는 겁니다. 너무 따지고 들지는 말고(사실 어떻게든 끼워 맞추는 게 가능하니 너무 따지고 드는 것은 과하답니다.) 엄밀하나 대담하게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그 잣대는 바로 선생님들입니다. 전 조금이라도 애매하다면 선생님께 바로 물어봤습니다. 선생님만큼 ’가장 적절한‘의 선을 확실히 그어줄 수 있는 분은 없으니 의문이 생기면 꼭 질문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상당히 길게 썼는데, 제 수험생활에 관한 조언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개념을 확실히 잡고, 문제를 확실히, 많이 풀기’ 입니다. 저는 선생님들 프린트를 우선으로 여러 인터넷 강사들 문제까지, 이것저것 모아 풀었습니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은 좋으나 고난도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푼다든가, 유명 강사 여럿의 문제를 다 보려는 둥 너무 무리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한 문제만을 풀더라도 ‘제대로’ 푸는, 양보다 질이 우선시되는 학습을 해야 하며 어디까지나 자신의 현 상태에 맞는 문제를 풀어야합니다. 조바심에 학원 수업이 너무 느린 감이 들어 고난도 문제 욕심을 너무 부리는 경우가 많은데, 송원 학원의 3학기제를 믿고 그에 발맞춰 공부를 하세요. 3학기제는 개념정리와 문제풀이의 균형도 잘 맞고, 문제풀이를 할 땐 그 해 6, 9 평가원 기출에 맞는 유형 위주로 정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에 그에 따라 1, 2학기 때는 무리하지 마시고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는 게 좋답니다. 고난도 문제들이야 3학기에 들어가면 선생님들이 주시는 문제만 해도 다 못 풀 정도로 많이 주신 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M6 담임 백우흠 선생님, 초기에 힘들 때 상담도 해주시고 여러모로 많이 챙겨주신 강산 선생님, 그리고 사소한 질문 하나하나 모두 정성껏 답해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제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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