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혜화학원에서 재수했던 노★윤이라고 합니다.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가독성과 공간절약을 위해 말을 놓도록 하겠다.)
우선 재수학원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대들에게 무엇을 기대하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가를 묻고 싶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대서사시?
재수생 상위권 특유의 노하우??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말???
냉혹한 채찍질이 되는 충고의 말들????
사실 그런 것들보다는 ‘니가 뭔 말하는지 들어나 보자’ 라거나 ‘뭐 도움 될 말 없나’ 라는 미묘한 생각들이 대부분일 것 이다. 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수기를 본다고 하여도 씁쓸한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수기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것을…….
수많은 입시관련 수기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수기 필자 대다수가 자기만족적 작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 스스로 부정할지 모르나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조언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들이 말하는 역경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비난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수기란 것은 단지 체험을 적은 글일 뿐, 다만 벼랑에 몰린 수험생 입장에서 원망 섞인 한숨이 나오는 것 비난할 자 또한 없을 것이다.
수많은 세잎클로버 중 네잎클로버처럼 진실히 도움을 주고자하는 의도가 느껴진 글 또한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조언, 자칭 꿀팁이라는 것도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당연하고 관념적이라 믿음을 주지 못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흔히 자기계발서에서 회자되는 “건곤일척의 배수진”, “필사즉생 필생즉사”,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커먼센스 정도의 말들이다. 대다수의 수기에서는 이를 “~~한 경험으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라는 표현정도로 언급한다. 하지만 그 글로 인해 동기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얻는다 하더라도 지속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전설적인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수학은 양치기가 답입니다” 말도 그네들에게는 자명한 말일 수 있으나 우리에게는 필요충분 관계조차 확실치 않은 언어도단의 경우였다는 말이다. (물론 위 말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반대되는 논지의 글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 확실성을 주지 못했다는 말이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기만마저 우리에게 안겨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쯤가면 너무 페씨미즘적 관점이 아닌가? 라는 반응들이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나를 알아주지 못한 오산! 오산!!
이제 솔루션을 보이도록 하겠다.
소개에 앞서... 여러분들은 재수를 하게 됨으로서 불필요한 자기혐오(自己嫌惡)의 늪에 빠져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혜화학원에 오게 됨으로 궁극의 해법을 얻게 된 셈이니 오히려 다행이지 아니한가?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더니...
평가원의 메뉴얼로부터 시작해보자.
(평가원이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파스타나 교과서적 개념을 통한 기출분석을 떠올리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눈치 채지 못하였는가? 그러한 애매한 말들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평가원은 우리가 응시하는 시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 내에서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함으로써 대학에서의 학생 선발 시 주요 전형 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전국 수준의 시험이다.” 주목할 만한 어구이다.
하지만 세밀히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수능은 단지 평가를 위한 도구라는 것, 즉 여러 번 응시하거나 분석한다고 해도 본질적 문제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얻는다는 확신을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능력을 강조함으로써 마치 절대평가인 듯한 뉘앙스를 주고 있으나 경험해 보았듯이 수능은 등급이 측정되는 ‘학생 선발 시 전형 자료’ 인 상대평가이다.
따라서 우리는 수학능력과 상대방보다 우위의 성적을 거두는 2마리의 토끼를 잡아야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골이 띵해지는 상황이다. 하나만 쫒기도 벅찬데 두 가지 다 성취해야 한다니…….
그렇지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현대 과학과 함께라면!!
불확정성 원리(不確定性原理)는 양자 역학에서 맞바꿈 관측량(commuting observables)이 아닌 두 개의 관측가능량(observable)을 동시에 측정할 때, 둘 사이의 정확도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원리다. ???
쉽게 말해 모든 것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왜 그런 것일까? 현대기술의 미숙함? 인간의 실수? 아쉽게도 그런 것이 아니다. 하이젠베르크의 해석에 의하면 아무리 미세한 관측이라도 관측자체에 의해 결과가 변화되는 자연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웬 양자 역학??
오호 통재라, 아직 눈치 채지 못하였는가? 다시 한 번 세밀히 보자.
‘......미세한 관측이라도 관측자체에 의해 결과가 변화되는 자연의......’
그렇다! 양자역학에 의하면 관측을 통해 결과를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상태를 적절하게 변화시키는 관측은 과연 무엇일까?(그 관측이 모의고사 따위가 아니라는 것은 재수학원에 있는 여러분 존재가 증명해 줄 것이다.)
잠깐! 답을 찾기에 앞서 고려할 것이 있다. 과연 우리는 문제에 접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필요한 모든 도구들을 갖추고 있는가? 현대과학이라는 과실의 달콤함에 취해 우리 자신의 고유성을 정의해주는 것들을 잊고 있지는 않느냐는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뿌리를 지탱해줄 태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태도를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적절하게도 하나의 어구가 떠오를 것이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니라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이들은 유식한 사람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으므로,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평범한 사람<유식한 사람<좋아하는 자<즐기는 자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대학수학능력을 갖고 있을 테고, 1등급인 사람보다 즐기는 자가 드무니 만약 즐기는 자나 좋아하는 자가 된다면 목표가 성취됨은 자명하다.
이제 수학능력중 하나인 수리능력을 좋아하는 자를 검증하는 테스트를 해보자
Q.다음의 질문에 답하시오
1. 수학을 하루에 4시간 이상 배우고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O/X)
2. 수학이 나를 알지 못함을 걱정하지 않고 내가 수학을 알지 못함을 탓한다.(O/X)
3. (-1)×(-1)==(+1)과 1+1=2임을 증명할 수 있다.(O/X)
4. 로피탈의 정리는 쓰면 안 된다.(O/X)
5. 제대로 안다면 로피탈의 정리를 써도 된다.(O/X)
6. 테일러급수와 매크로린급수의 차이를 안다.(O/X)
7. 오일러VS가우스는 닥전이다.(O/X)
위의 질문에서 3개이상 O가 나온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훌륭한 수학애호가이다
P.S.
본인은 위와 같은 방식을 통해 성공적으로 재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른 과목도 애호가 이상이 되고 싶은 도둑놈심보를 가졌다면 각 과목 선생님께 문의하라)
이 글은 쉽게 쓴 글처럼 보일지 몰라도 자그마치 3개의 기술이 합쳐진 컴비네이션!!
재밌게 본 사람들은 이 방식을 통해, 내가 못 이룬 꿈인
서울대-하버드-존스 홉킨스 의대
3관왕을 이루기를 기원하겠다.
혹자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 방법을 고대하여
‘너무 어려운데? 이걸 어떻게 해?ㅠㅠ’
같은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란 말이 있듯이
공짜 너무 좋아하면 대머리돼 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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