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이수경(강원외고)
경희대학교 관광학부/한국외대 노어과
재수 시작
우선 제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수능을 한번 겪었다는 점이 현역에 비해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 실패요인이 무엇인지, 수능 때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 파악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에 대해서 분석 후 플래너에 적었습니다. 무작정 공부했던 고3때와 달리 방향을 잡아놓고 시작하니까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플래너
담임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일주일 단위 플래너 짜기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일일 단위로 플래너를 짰습니다. 일요일은 밀린 공부 하는 날로 비워두곤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두개쯤 일요일로 미루는 게 아무렇지 않게 되었습니다. 담임선생님께 플래너 작성법을 배운 후 지난 3년간 무의미한 플래너를 짜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래너는 초반부터 수능 직전까지 제 생활 패턴을 잡아 준 가장 큰 무기였습니다. 토요일까지 일주일 할 일을 모두 마감해야겠다는 단기 목표를 매주 잊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망가지면 전체 계획이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평소 생활이나 학습 진도 등의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게 되어 불안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플래너를 짤 때, 부족한 과목 및 실패할 수밖에 없던 평소 습관 등을 파악했다면 그것을 고치고 채운다는 생각으로 1년의 계획을 세우면 됩니다. 과목별로 무슨 문제집으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기출문제나 ebs를 언제까지 몇 회독 할 것인지 계획을 짭니다. 그리고 일주일 계획에 하나씩 녹여내면 됩니다. 무조건 1단원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라 부족한 단원부터 시작하며, 하루에 과목 밸런스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ebs영어, 국어와 수학 평가원 및 수능 기출문제는 최소 5회독을 목표로 잡아야합니다. 그리고 개념 복습은 수능 전날까지 놓치면 안 됩니다.
성적 향상
저는 재수 시작할 때 취약한 과목인 수학과 한국지리 성적을 기필코 올리고자하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성적이 꾸준히 올랐고, 그 이유가 초반에 부족한 점을 파악하고, 그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제 수학 공부의 문제점은 개념을 얕게 알았다는 점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만 다 익히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실전에서 어려운 문제만 나오면 막혔습니다. 그래서 내린 해결책이 문제를 푼 후, 문제 풀 때 필요했던 개념을 쏙쏙 뽑아내서 공식화 하는 것입니다. 21번 문제에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 예를 들어, 3차 함수 개형과 문제 풀이에 꼭 사용되는 각 개형의 세세한 특징을 노트에 적고 암기했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문제가 나와도 마치 공식처럼 적용시켜 풀 수 있습니다. 세세한 개념 모두 노트에 적었습니다. 또한 저는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실수한 것도 모조리 노트에 적은 후 개념 노트를 복습할 때 같이 눈에 익혔습니다.
문제집 풀 때에는 기호 표시를 했습니다. 몰라서 넘어간 문제에는 're'표시, 맞았는데 어딘가 부족하게 맞았으면 세모표시, 개념이 많이 적용되고 어려운 문제는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하나의 문제집을 5회독 하였는데, 표시해 놓은 문제 위주로 학습하였습니다. 이 때에, 풀 때마다 자꾸 놓치는 개념은 이미 썼던 것이라도 노트에 또 적었습니다. 막판 정리를 할 때에는 형광펜 표시가 되어있는 문제(주로 30번 문제)를 풀고 맞혔으면 clear이라는 글자를 엄청 크게 적었는데 그 때 희열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탐구도 결국 개념입니다. 탐구는 단권화를 했고, 쓰면서 암기하였습니다.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주로 10시에 집에 가서 혼자 빈 종이에 쓰면서, 말로 설명하면서 공부했습니다. 문제만 풀고 개념 다 외웠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한번 그렇게 얕게 공부해서 수능 때 뒤통수를 맞아봤기에 더욱더 철저히 공부했습니다. 한국지리는 지역별 온도, 강수량 등 세세한 것까지, 누가 보면 쓸 데 없는 거 외운다고 생각할 것까지도 반복해서 외웠고, 모의고사 볼 때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그래프 등을 모두 스크랩해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에 붙여놨습니다. 그리고 항상 들고 다니면서 눈에 익혔습니다. 포인트는 깊게 공부하는 것입니다. 개념서에 정리되어 있는 것은 당연히 아주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됩니다. 그것에 덧붙여, 실전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개념 또한 외우고 있어야 실전에 가서 천하무적이 됩니다. 암기=반복.
힘들었던 점
무기력해지는 것, 공부하기 싫어지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힘들었던 점입니다. 이를 견디게 해주었던 것은 자서전과 담임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무기력해질 때 즈음에 쉬는 시간 짬짬이 ‘박지성’의 ‘나를 버리다’라는 자서전을 읽었습니다. 혼자 자습실 책상에 앉아 읽으면서 울컥해서 몰래 운적도 여러 번입니다. 자서전을 읽으면 없던 힘이 솟구치고, 의지도 다시 다잡을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자서전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담임선생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하는 일에 가치를 두라’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과 공부가 반복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선생님의 조언들을 밥 먹을 때마다 생각하다가, 문득 ‘가치를 두라’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은 시점이 있었습니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왜 이 문제집을 풀고 있는지 그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더 몰입하여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정말로 하기 싫을 때가 있었습니다. 한번은 그냥 하루를 놀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 공부가 더 잘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깨달은 결과 극약 처방은 플래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슬럼프가 온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 정말 정확합니다. 집중하면 오히려 즐겁습니다. 정말로 간절했을 때 10시간 이상씩 공부해도 힘든 거 하나도 모르고 즐겁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하면 공부가 재미없어지고 하기 싫어집니다. 그 때 딱 정신을 부여잡고(<-이 과정이 힘들지만) 플래너대로 실천을 해보세요. 그러면 언제 슬럼프가 왔는지도 잊어버린 채 다시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일주일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일요일 저녁식사를 정말 즐겁게 뿌듯함을 느끼며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
재수 기간에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고 난 후 스스로를 더 믿게 되었고, 제 자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첫째로 자신을 믿고, 둘째로 담임선생님을 믿으세요. 무작정 공부하지 말고 부족한 점을 채운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임하세요. 그리고 저는 학원에서 강원도에서 온 유일무이한 학생이었는데도, 홀로 자취하면서도, 잘 버텨냈으니 외롭다고 엄살 부리지 마세요. 강해져야 됩니다. 재수 후 떳떳해질 수 있도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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