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공부 이외의 것에 둔감해지자
멘탈 관리를 하기 위해 제가 썼던 방법은 공부 이외의 것에 둔감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재수를 하다 보면 신경 쓰이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학원에 대한 불만이 생길 수도 있고, 학원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 같은 것들 말이죠.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둔감해져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대신에 공부하는 내용에만 민감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소한 빈틈이라도 놓치지 말고 채울 수 있도록 말입니다. 또한 저는 개략적이나마 1년의 큰 계획을 세우고 공부했는데, 그 계획을 따른 것이 불안감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저의 한국사 공부 과정입니다. 한국사는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암기도 빠질 수 없는 과목입니다. 전 암기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지만 금방 까먹는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외워도 어차피 까먹을 것이라면 상반기에는 과감하게 한국사를 포기하고 국수영에 시간을 투자하고 7월 이후에 한국사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물론 상반기에도 한국사 수업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했죠.) 그 결과 6월 모의고사 때에는 한국사 5등급이라는 참담한 점수를 받았지만 7월 이후에 한국사 공부에 집중하면서 9월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리 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에 점수가 안 나오더라도 ‘지금은 당연한 결과다. 나중에 충분히 올릴 수 있다. 나는 계획대로 잘 하고 있다.’ 는 생각으로 불안감을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의고사 성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한국사 외의 다른 과목도 천천히 기초부터 다져서 수능 직전에 완성한다는 계획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초조해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재수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늦었다는 생각 말고 믿음을 갖자.’
재수를 결심했을 때 드는 생각 중 하나가 ‘남들보다 1년 늦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입니다. 물론 요즘에는 재수생들이 많아지고 인식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런 생각을 갖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올해 재수를 결심했지만 학원의 다른 아이들, 즉 재수생들과는 4살, 현역들과는 5살 차이가 나는 상태였죠. 늦었다는 생각이 들고 조급함도 생겼지만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저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렇게 믿고 충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남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지름길을 발견할 수도 있고, 설령 찾지 못해서 조금 늦더라도 저만의 길을 찾는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재수 또한 그 과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여 조급함을 버리고 차분하게 임하자고 생각했죠. 저는 맨 처음 문장에서 ‘믿음’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늦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찾는 과정 중에 있다는 믿음,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나는 할 수 있다.’ 와 같은 자신에 대한 믿음, 더 나아가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하는 의미로 썼습니다. 지금 재수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재수에 도전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펑펑 놀면서 ‘나는 그래도 할 수 있다.’ 라는 자만 혹은 자기기만이 아니라 처음의 믿음을 1년 동안의 노력으로 단순한 믿음을 넘어 확신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면 말이죠. 그 후에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재수 방법에 대한 선택, 학원에 대한 선택 등등 말이죠. 한번 선택했다면 다른 방법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미련을 갖는 것보다 지금의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지금, 그리고 앞으로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겠죠. 쓰다 보니 너무 재수를 권하는 글처럼 된 것 같은데... 재수를 하든지 안 하든지 그것은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깊게 고민해보시고 선택하시되, 자신의 선택에 믿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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