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재수를 하게 된 이유는 대부분이 그렇듯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재수를 시작하고 고등학교 때를 돌이켜보니 공부하는데 꽤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정과목만 많이 공부를 하였고(국어, 수학) 그마저도 공부방법이 체계적이지 못했었습니다.
처음 재수학원에 들어서서는 선생님들께서 재수할 때의 마음가짐을 우선적으로 잡아주셨습니다.
1년을 후회가 남지 않도록 공부하기, 공부는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니라 튼튼하게 쌓아가는 것 등으로 제 정신상태를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생활패턴 역시 아주 단순하게 바꿨습니다. (사실 단순해질 수밖에 없어요)
고등학교 때는 혼자서 공부하다보니 공부에 대한 저의 시각 외에 다른 관점들은 많이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재수를 하는 동안 선생님들의 수업과 같은 반 친구들을 보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재수하는 동안 갖춘 저의 과목별 공부방법을 말해보겠습니다.
국어:
화작문, 독서, 문학으로 나뉩니다. 문법은 학원 수업과 ebs문제들로 개념을 차곡히 정리 하였습니다.
(화작은....skip....) 독서와 문학은 기출문제 90%, ebs 10% 로 공부하였습니다.
독서의 경우 지문을 읽으면서 먼저 뼈대와 세부정보들을 구분하여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세부정보의 위치를 기억합니다. (한 번에 세부정보를 전부 기억하면 좋겠지만 저는 위치만 파악하였습니다.)
또 문제에서 어떤 것을 물어볼지를 예상하면서 지문을 읽는 것도 정보를 기억하는데 유용합니다.
문학의 경우 문제를 틀리는 이유가 2~3개의 선지가 헷갈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평가원 문제를
계속 풀면서 평가원이 요구하는 정답의 기준을 체화 했습니다.
수학:
학원 수업을 바탕으로 잊어버렸거나 소홀히 한 개념들은 다시 정리했습니다.
개념정리와 동시에 기출문제를 분석하는데, 단순히 문제를 푸는게 아니라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중요 포인트들을
적용해가며 여러 가지 풀이를 체화합니다. 9월 모평이 끝나고 부터는 실전 모의고사들을 주1회씩 풀면서 실전 감각까지 끌어올립니다.
영어:
수능영어는 품사에 대한 이해와 어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가 확실히 잡히지 않았다면 초기에 수업이나
인강 등으로 품사와 문장구조에 눈을 떠야합니다. 그 이후에는 기출문제와 ebs로 독해력을 키웁니다.
문제들을 풀면서 구문노트를 이용하였는데 일반 노트의 왼쪽에는 모르는 단어들과 표현, 오른쪽에는 해석이 안 되거나
구문적으로 중요한 문장들과 해석을 적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꾸준히 공부하다보니 해석이 꽤 되더군요.
제가 영어공부를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해석력이 있어야 논리독해가 가능한데 해석력을 키우는 데만
시간을 많이 쏟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빈칸, 문장삽입과 같은 유형에서 필요한 논리력을 키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방법들로 1년간 공부하였습니다. 하지만 공부방법도 중요하지만 재수 중 주의해야 할 것들은 주의해야 재수의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재수를 하면서 많이 주의한 점들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겸손하게 공부하자.
‘이건 쉬운데 내가 해야 되나?’, ‘저 선생님은 좀 별론데?’, ‘(시험을 보고) 이건 내 실력이 아닌데...’ 등등 의 의문과 변명,
핑계 는 집어넣고 그저 수능이 끝날 때 까지 ‘묵묵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실수가 많은
타입이었는데 ‘실수니까 다음엔 좀더 정신차리면 되지’ 가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과 태도, 시험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성찰하고 분석하면서 실수의 원인들을 하나하나 교정해 나갔습니다.
두 번째는 수능에 대해서는 절대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6,9월 모평과 수능은 완전히 별개이고 흐름을 예상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겪어봤기에 6,9월 모평은 현재 자신의 위치 파악 외의
척도로는 사용하기엔 위험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6,9월은 그저 ‘아 지금의 내 위치가 이정도구나’만 확인하고 잘 본 과목들은
방심하지 않았고, 못 본 과목들은 더 시간 투자를 하면서 쉬운 수능과 어려운 수능에 전부 대비를 하였습니다.
세 번째는 재수 중⦁후반부에 찾아오는 슬럼프(?)를 빨리 극복하였습니다.
(사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적습니다.) 6월 이후가 되면 친해질 사람끼리는 서로 친해집니다.
그렇다보니 반 분위기, 학원분위기가 초반보다는 많이 느슨해집니다. 이때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다보니 제가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또 단순한 생활패턴에 익숙해져 초심대로 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재수를 결심한 이유와 이번에 보는 수능을 잘 못 봤을 때의 비참함을 떠올렸고 억지로라도 의자에
앉아 샤프를 들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쓴 것들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1년을 공부하고 버텨갔고 결국엔 스스로
‘성공’ 했다고 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대에서의 1년을 한 번 더 도전하는데 사용하기로 결심한 여러분들!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재수가 끝나고 자신이 공부에 쓴 1년이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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